The taste of fall with seasonal desserts in Seoul

서울의 카페 문화는 늘 새로운 변화를 거듭하지만, 가을이 되면 그 변화는 한층 더 달콤해진다. 공기가 선선해지고 나뭇잎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계절, 서울의 디저트 풍경은 입맛을 따뜻하게 달래 줄 전통적인 맛의 향연으로 변모한다. 서울의 카페들은 잼을 바른 밤 파이부터 홍시 파블로바까지, 전통적인 한국 재료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계절 한정 디저트를 선보인다. 올 가을, 서울 곳곳의 카페에서 맛볼 수 있는 가을 디저트로 한국식 카페 문화의 새로운 매력을 경험해 보자.
보늬밤
날씨가 추워지면 ‘밤’은 한국의 계절 디저트에서 중심을 차지한다. 거리에서는 연기를 피워 올리며 구운 밤을 파는 노점상이 등장하고, 고소한 향이 가을 공기 속에 퍼진다. 밤은 한국 결혼식 풍습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를 가진다. 시부모님이 신부의 치마로 밤을 던지는 풍습은 다산과 가정의 복을 상징한다. 추석에는 가족이 함께 즐기며, 정월 대보름에는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를 기원하며 먹는 전통이 있다.
가을이 되면 전국 디저트 카페 메뉴로 황금빛 갈색 보석 같은 밤이 등장한다. 여기에 특별한 변주를 더해 더욱 깊은 맛을 완성한 것이‘보늬밤’이다. 껍질째 설탕과 함께 삶아 독특한 향이 오래 지속되도록 만든 밤으로,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단맛이 계절의 정취를 생생하게 전한다.
서울에서 꼭 맛봐야 할 대표적인 보늬밤 디저트 두 곳을 소개한다.
파롤앤랑그 : 보늬밤파이

이 카페는 시그니처 스위트 파이로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충성도 높은 팬층을 확보했다. 그 중심에는 ‘보늬밤 파이’가 있다. 밤이 디저트 속에 숨어있지 않고 그대로 드러나 있어 밤 본연의 풍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다. 파이에는 윤기 나는 통밤 세 개가 얹혀 있고, 부드러운 커스터드와 밤 크림이 층을 이루며, 바삭하고 버터 향이 진한 크러스트가 마무리를 완성한다.

카페 인테리어도 디저트만큼 매력적이다. 연남동 끝자락의 전통 가옥 안에 자리한 목조 인테리어가 주는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인기 있는 장소라 대기가 있을 수 있지만, 예약 시스템이 영어·중국어·일본어를 지원해 외국인 방문객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8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3번 출구821m
카페 키이로 : 밤 몽블랑

이 디저트의 섬세한 완성도는 그 맛만큼이나 시각적으로도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벼운 크림과 바삭한 머랭으로 쌓아 올린 탑 주위에 밤 크림을 층층이 쌓아 올렸고, 그 중심에는 완벽하게 조리된 하나의 보늬밤이 숨겨져 있다. 한입 베어 물면 은은한 단맛과 함께 밤의 풍미가 어우러져 가벼운 디저트를 선호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다. 매일 수제로 만들어지는 이 몽블랑은 맛뿐 아니라 조형미까지 완벽해, 한국식 디저트의 정수를 보여준다.

혜화동의 활기찬 연극 거리 한가운데 자리한 카페 키이로는 주변에 개성 있는 음식점과 거리 음식, 그리고 다양한 소극장이 즐비해 있어 하루 종일 활기가 넘친다.
서울 종로구 창경국로41-3, 2층
지하철 4호선 혜화역 3번 출구, 263m
감
가을의 서울을 거닐다 보면 둥글고 주황빛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를 볼 수 있다. 바로 감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화려한 계절 과일 중 하나로, 나무에서 완전히 익어 진한 주황빛을 띠고 부드러워지면 ‘홍시’가 된다. 잼처럼 달콤하고 자연스러운 단맛 덕분에 홍시는 가을 디저트에 자주 쓰이는 인기 과일이다.
이 계절 과일의 생생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나 보자.
하우스오브바이닐 망원점 : 홍시 파블로바

홍시는 매우 달콤하지만, 이 파블로바는 그 달콤함을 과하지 않고 세련되게 담아냈다. 파블로바 베이스는 쫄깃하면서도 바삭하고, 홍시에서 우러난 은은한 오렌지빛이 감돈다. 그 위에는 가벼운 크림과 통통한 홍시 조각이 올려지고, 마지막으로 홍시 시럽이 은근하게 뿌려진다. 따뜻한 녹차 한 잔과 함께 완벽한 맛의 균형을 경험해보기를 추천한다.

이 카페의 공간은 카페라기보다 따뜻한 거실 같은 느낌을 준다. 망원동의 조용한 골목에 자리한 이곳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과 함께 편안한 휴식을 선사한다. 특히 추운 날씨를 피해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찾는다면, 이곳은 환상적인 휴식처가 될 수 있다.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16길 23
지하철 6호선 망원역 2번 출구, 도보 682m
배
서양 배와 달리 한국 배는 크고 둥글며 황금빛을 띤다. 아삭한 식감과 촉촉한 과즙이 특징으로, 가을에 수확되어 추석에 자주 오르내린다. 부드럽고 섬세한 풍미로 디저트뿐 아니라 김치나 양념장에도 자연스러운 단맛을 더하는 재료로 활용된다.
이 과일을 전통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디저트가 있다.
로우루프 : 배숙 무스

겉모습은 서양 배처럼 생겼지만, 우리나라 전통 감기 차인 ‘배숙’(꿀에 찐 배)에서 영감을 받았다. 겉 표면에 얇게 발려진 초콜릿 안에는 배와 생강의 상큼한 무스가 들어 있고, 중심에는 레몬과 사과 젤리의 달콤함이 숨어 있다. 과일 향과 초콜릿이 어우러지며, 전통 배숙을 세련되게 재해석했다.
디저트를 맛보며 로우루프의 큰 창문 너머로 북촌의 가을 풍경을 감상해보자. 가을 단풍부터 매력적인 한옥의 지붕이 한눈에 들어온다. 쑥과 약과 같은 다른 전통 재료에 창의적인 변주를 가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어, 한국 풍미를 신선하고 현대적인 방식으로 탐험하기에 완벽한 카페다.
서울 종로구 북촌로46-1
지하철 3호선 안국역 2번 출구, 429m
무화과
무화과는 우리나라 고유의 과일은 아니지만, 가을 디저트에서 빠질 수 없는 품종이다. 9월부터 서울의 카페 메뉴에는 부드러운 무화과 케이크, 쫄깃한 무화과 쿠키, 그리고 고급스러운 무화과 티라미수까지 다양한 무화과 디저트가 넘쳐난다. 이 무화과 대부분은 한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60% 이상이 전라남도 영암에서 재배된다.
수많은 무화과 디저트 중에서도 무화과 타르트는 계절을 대표하는 인기 메뉴로 손꼽힌다. 혼자 여행하는 이들에게도 딱 맞는 1인용 사이즈로, 제철의 달콤함을 오롯이 담았다.
카페씨떼 : 무화과 타르트

가을 햇살이 비치는 선선한 가을날, 제철 과일로 만든 타르트보다 더 좋은 디저트가 있을까? 신선한 무화과와 바닐라 크림이 풍성하게 올려진 1인용 타르트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상큼한 과육과 진한 크림이 조화를 이루며 가을의 맛을 그대로 전한다.

카페 씨떼는 성수동 카페 거리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장소로, 천장까지 닿는 통 유리창과 높은 천장, 밝은 채광이 어우러져 쾌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함께 디저트를 즐기며, 창밖으로 들어오는 가을 햇살을 만끽하기에 더없이 좋은 장소다.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71
지하철 2호선 성수역 3번 출구, 312m
가을 내내 이 카페들은 계절의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각 디저트는 우리나라의 풍부한 식문화와 현대적인 창의성이 어우러진 결과물이다. 디저트 애호가든, 단순히 따뜻한 공간에서 잠시 쉬고 싶은 여행자든, 서울의 가을 디저트 여행은 분명 잊지 못할 미식의 순간을 선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