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umn falls on Hongjecheon, the scenery enjoyed through Ttareungi


바람의 온도가 낮아지면 싱그러운 초록 잎이 울긋불긋 수줍게 물들기 시작한다. 가을 들녘이 풍요로 가득하다면, 가을 천변은 다채로운 컬러로 가득하다. 무채색의 계절이 오기 전 알록달록한 가을 풍경을 찾아 홍제역에서 서울시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빌려 홍제천을 따라 하늘공원에 다녀왔다. 강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도로를 잘 정비되어 있어 산책을 하거나 운동하기에도 좋았다.
자연의 산자락에 녹아 든 인공 폭포, 홍제폭포
홍제역에서 따릉이 앱을 실행하니 4번 출구에서 도보 5분 거리의 ‘홍은사거리’ 대여소가 보인다. 다행히 대여 가능한 자전거가 여러 대다. 자전거 대여소 앞으로 자전거/보행 겸용 도로가 이어진다. 바닥에 커다랗게 자전거 픽토그램이 그려져 길 찾기가 수월하다.
자전거/보행 겸용 도로는 홍제천변으로 연결된다. 이곳부터 난지한강공원으로 연결되는 자전거도로는 높낮이가 거의 없어 유유자적 계절 놀이를 즐기기에 모자람이 없다. 천천히 페달을 밟으며 가을이 오는 풍경을 감상했다. 노랗게 익어가는 은행나무와 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리는 키 작은 풀들, 졸졸 흐르는 개천 위로 볕이 들자 윤슬이 반짝인다. 이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는 건 3주 남짓, 몇 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면 차츰 색을 잃고 겨울로 진입할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홍제폭포가 나온다. 홍제폭포는 2008년 서울시가 홍제천을 자연하천으로 복원해 조성한 인공 폭포다. 높이 25m, 폭 60m에 달하는데 인공 폭포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자연과 잘 어우러진다.

최근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홍제폭포 복합문화센터가 오픈했다. 1층에는 미디어 전시관, 굿즈 숍, 관광 안내 공간이 조성돼 있고, 2층은 카페와 외부 테라스가 있다. 미디어 전시관에서는 홍제폭포의 사계절을 담은 영상과 서울관광 명예홍보대사인 제니의 홍보 영상이 상영되고, 굿즈 숍에서는 서울시 브랜드 굿즈와 서대문구 굿즈를 판매한다.

이 공간의 하이라이트는 카페와 테라스. 홍제폭포와 안산을 바라보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카페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는데, 음료를 구매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내부에는 키오스크가 있어 주문도 편리하다. 테라스에는 빈백과 테이블이 있으며 ‘폭포책방 아름인도서관’이 있어 책을 대여해 읽기도 좋다. 뒤편에는 ‘서대문관광안내소’가 있어 외국어 지도와 관광 안내 자료를 제공하며, 여행 목적에 따라 동선을 추천 받거나 교통편을 문의하기 편하다.
서울시 서대문구 연희동 170-181
홍제폭포 가동 시간 | 08:00 ~ 21:00 / 경관 조명은 일몰 후 ~ 22:00
카페 폭포 운영 시간 | 09:00 ~ 21:00
서대문관광안내소 운영 시간 | 10:00 ~ 19:00
|핸드 피킹 원두 로스터리 카페, 에스페란자 로스터즈 홍은 본점

오래된 주택을 개조한 카페로 거실, 안방, 손님방, 부엌의 형태를 살린 듯 구조가 정겹다. 공간마다 긴 테이블을 두고 책을 쌓아 칸막이처럼 사용한다. 커다란 창으로 마당에 심어둔 나무와 화분을 통해 계절의 변화를 볼 수 있다. 날씨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은 덤, 은은한 조명이 커피향과 더불어 부드럽고 온기 있는 분위기를 만든다.



에스페란자 로스터즈는 햇생두를 고집하는 로스터리 카페다. 커피 생두는 10~12%이 수분을 지닌 농산물이라 생산 또는 유통 과정에서 곰팡이균에 노출되거나 해충 알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고온에서 로스팅해도 균이나 해충이 살아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곳에서는 매일 아침 생두 상태에서 손으로 일일이 결점두를 골라내고 로스팅해 곰팡이 독소 없는 깨끗한 커피를 선보인다. 그래서인지 커피 맛이 깔끔하고, 커피 마신 뒤 입안에 남는 텁텁함이 전혀 없었다. 결점두는 모아서 따로 로스팅한 다음 탈취제로 사용한다고 한다. 다품종인 원두를 소량씩 선보이는 것도 특징.
노트북을 들고 작업하기보다 책과 함께 커피향을 음미하기 좋은 카페다. 다음으로 소개될 프렌치비스트로 ‘꼭시넬’ 근처에 원두 가게를 함께 운영한다. 주인장이 커피뿐 아니라 영문학을 전공해 영어에 능통하다.
팜투테이블 프렌치 비스트로, 꼭시넬


프랑스에서 활동하던 15년 경력의 김수 셰프가 올 봄 연희동 골목길에 프렌치 비스트로를 오픈했다. 팜투테이블 식당으로 마르쉐 농부들과 협업해 프랑스 가정식을 선보인다. 계절 샐러드와 채소는 모두 농부들의 밭에서 온 것으로 유기농이거나 유기재배방식으로 재배한 것이다. 공간은 단출하다. 테이블은 4개가 전부다.

점심 메뉴 추천을 부탁하자 ‘송화고버섯 매콤 알리오 파스타’와 ‘새우 바질페스토 파스타’를 추천했다. 송이버섯과 표고버섯의 장점만 뽑아 개량한 송화고버섯은 향이 풍부하고 식감이 좋은데 용인 혜미농원 농부의 것을 사용해 요리하며, 바질페스토는 직접 만들어 향이 강하다고 설명한다. 망설이다 ‘송화고 버섯 매콤 파스타’를 주문하자 원래 오일 파스타인데, 특별히 크림 파스타로 바꿔 조리해주겠다고 한다. 크림파스타에는 동물성크림을 넣지 않고 우유를 뭉근하게 끓여 자작자작하게 국물이 있었는데, 소화가 편할 거라고 한다. 프렌치 비스트로지만 한국 땅에서 자란 한국 재료를 주로 사용해 한국화된 프렌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것이 장점.

여름에는 식물이 많았는데, 가을에 다시 찾으니 식물 있던 자리에 늙은 호박 여럿이 놓여 있었다. 셰프의 손끝에서 어떻게 변주될지 기대된다.
매월 작은 채소시장인 뿌리장이 열린다. 이들의 활동이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marchefriends)을 주목할 것. 운영 및 오픈 시간이 조금씩 바뀌는데 인스타그램(@coccinelle_cuisine)에 공지한다.
파도처럼 일렁이는 은빛 물결, 하늘공원



월드컵경기장역 주변에 따릉이를 반납하고 하늘공원으로 향했다. 지그재그로 설계된 하늘계단을 따라 정상으로 향하는 길, 뒤를 돌아보니 회색 건물 사이로 알록달록한 단풍이 들어 도시 전체가 화사하게 웃고 있는 듯했다.


정상에 도착하자 드넓은 억새군락이 끝이 보이지 않게 펼쳐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키보다 큰 억새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거닐며 저마다의 계절을 만끽하고 있다. 한강에서 불어온 가을 바람에 억새군락이 이리저리 흔들려 은빛 바다처럼 일렁였다.

그런데 하늘과 가까운 이곳에 어떻게 이렇게 넓은 억새군락이 펼쳐졌을까. 이곳은 원래 섬이었다. 난초가 많은 섬이라 난지도라 불렸던 곳으로 1960년대까지 신혼여행을 올 정도로 풍광이 좋았다고 한다. 서울에서 배출되는 쓰레기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1978년 너무 외져서 사람이 살지 않는 데다가 쉽게 범람하는 이 지역을 쓰레기 매립장으로 지정했다. 15년 동안 무차별적으로 쓰레기를 매립했고 그 결과 쓰레기산이 탄생했는데, 악취와 위생 문제로 1993년 폐쇄했다.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이 일대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면서 난지도라는 옛 이름 대신 ‘하늘공원’과 ‘노을공원’이라는 이름을 붙여 준 것이다.

그러나 나무를 식재하기에 토양층이 너무 얕아 물을 품지 못했고, 결국 건조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억새를 심었다고 한다. 척박한 땅에서 자연이 어떻게 시작되는지 보여주는 공간인 셈이다. 10월 중순 억새축제가 열렸던 흔적이 남아 있었다. 군데군데 설치한 작가들의 조형물은 좋은 포토 스폿이 되어 주었다.
Tip.


홍제천 자전거도로는 난지한강공원과 연결된다. 따릉이를 반납하려면, 한강자전거길에 합류하기 전 갈림길에서 불광천자전거길로 들어서 월드컵경기장역으로 진입해야 한다.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앞 대여소에 반납하면, 1.6km에 이르는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 하늘공원에 닿게 된다.
홍제천은 북한산에서 발원해 종로구, 서대문구, 마포구를 흘러 한강에 합류한다. 과거 중국 사신을 접대하던 ‘홍제원’이 강 근처에 있어 붙은 이름이다. 주민들은 모래가 많이 쌓여 물이 모래 아래로 스며들어 흐른다 해서 ‘모래내’로 불렀다고 한다. 볕을 쬐러 나온 어르신,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부부, 빠르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학생들, 무리 지어 운동하는 러닝 크루까지 많은 이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가을을 즐기고 있었다. 올해 가을에는 백련교와 사천교 사이 하천변에 도라지, 쑥부쟁이, 끈끈이대나물, 수레국화, 질경이 등의 씨앗을 파종하고 수선화와 꽃무릇 구근을 심었다고 하니 내년 봄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된다. 꽃 피는 계절에 다시 와야겠다.
PLUS BOX.

한국인 따릉이 대여 방법
휴대전화에서 ‘서울자전거따릉이’ 앱 설치 후 결제수단을 등록한 다음 이용권을 구매한다. 회원가입을 해도 되고, 비회원으로 이용해도 된다. 두 경우 모두 본인인증을 위해 주민등록번호와 한국 휴대전화번호가 필요하다. 단, 비회원으로 이용하는 경우 일일권 구매만 가능하고 정기권 구매는 불가능하다.
대상 | 13세 이상 누구나
이용권 | 1시간권, 2시간권. 24시간 내에 무제한 대여 및 반납 가능
이용요금 | 일일권 기준 1시간 1,000원, 정기권(회원전용) 7일권 기준 1시간권 3,000원, 2시간권 4,000원
결제 방법 | 제로페이, 신용카드, 체크카드, 페이코, 카카오페이, 휴대전화결제로 다양하다.
-모든 자전거는 이용권 시간 내에 반납해야 하며, 초과될 경우 5분당 200원의 추가 요금이 발생한다. 한번에 최대 4시간까지만 이용 가능.
-추가 요금을 지불하지 않거나 정해진 공간에 반납하지 않으면, 자전거 대여가 제한된다.
외국인 따릉이 대여 방법
대상 | 14세 이상 누구나
이용권 |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용 요금제 운영
1일권(24시간) 1시간 1000원, 2시간 2000원, 반납하지 않고 24시간 무제한 이용권 5000원
결제 방법
-해외에서 발급된 신용카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디스커버 서울 패스(Discover Seoul Pass)’. 단, 1개의 카드로 1장의 이용권만 구매할 수 있다.
-대여 시 외국어 음성 안내가 지원되므로 이용이 어렵지 않다.
-서울자전거따릉이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휴대전화에서 서울자전거따릉이 앱을 설치한 후 ‘Foreigner’ 클릭한 다음 ‘크레딧 카드/디스커버 서울 패스’ 중 결제 수단을 선택하면 전용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이메일 주소가 필요하다.
따릉이 이용 방법
서울자전거따릉이 앱을 설치하면 지도 위에 자전거대여소 위치와 대여 가능한 자전거 대수가 표기된다. 앱에서 ‘대여하기’ 버튼을 누른 후 자전거 안장 뒤의 QR 코드를 비추면 잠금 장치가 풀리며, 반납 시에도 정해진 반납 장소에 따릉이를 주차하고 뒷바퀴의 잠금 레버를 내리면 된다.
